인체는 수많은 세포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세포와 조직에서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고 있습니다. 면역 병리 검사란, 세포 또는 조직에서의 단백질의 발현 여부 및 발현량(합성량)을 판단하는 병리 검사 기법이며 항원-항체 반응을 활용하여 검사를 하게 됩니다. 세포와 조직에서 특정 단백질 항원을 만드는 경우, 이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반응 시키면, 항원-항체 반응이 일어나 복합체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복합체를 현미경으로 관측할 수 있도록 색을 나타내는(발색) 물질을 결합시킵니다. 이 복합체의 발색 반응을 현미경으로 검사 하게 되면, 특정 단백질이 발현이 되는지 여부와 발현이 얼마나 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전통적인 병리 진단은 세포와 조직을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그 형태학적 특성을 근거로 병을 진단하고 분류하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의 질병 범위가 넓어지고 분류가 복잡해짐에 따라 형태학적 소견을 통한 진단보다 정확한 병리 진단을 위해 면역 병리 검사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부분 병원의 병리과에서는 면역 병리 검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적게는 수십 종류에서 많게는 수백 종류의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는 항체 시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화 장비를 사용하여 항원-항체 반응 및 발색 반응을 일으킨 후 현미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슬라이드를 제작합니다. 병리 조직 검사를 한 환자의 약 10-25%에서 면역 병리 검사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검사 목적

1) 분화가 나쁜 암의 감별 진단

면역 병리 검사는 암(악성 종양)의 진단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암은 정상 세포가 조절 기능을 잃어 비정상적으로 증식을 하게 되고, 주변의 조직과 장기를 침범하며 자라는 병입니다. 암에 대한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암의 종류, 즉 기원 세포와 조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악된 암의 종류를 근거로 적절한 수술 범위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항암제를 선택하는 등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암은 그 기원 세포 및 조직과 매우 유사한 모양을 간직하고 있지만, 또 다른 경우 기원 세포 및 조직의 원래 모양을 많이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후자의 경우를 분화가 나쁜 암이라고 하며, 모양만으로는 기원 세포 및 조직을 알아내는 데에 제한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암의 종류마다 발현하는 단백질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면역 병리 검사를 통해서 이 암이 어떤 단백질을 발현하고 있는지 파악하게 되면 분화가 나쁜 암이라 하더라도 감별 진단이 가능하게 됩니다.

2) 전이성 암의 기원 추정

암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원래 발생했던 위치가 아닌 다른 장기로 전이를 하여 퍼지는 현상입니다. 적절한 항암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암이 시작된 장기를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영상 검사의 발달로 전이성 암에서도 시작된 장기가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지만, 환자의 암이 여러 장기에 동시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될 경우는 어느 장기에서 기원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암은 정상 세포가 유전자 돌연변이를 거치면서 악성으로 변화한 것이기 때문에, 암 세포는 그 기원 장기 세포의 단백질을 일부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특성을 활용하여 암 세포 내 특정 단백질의 유무를 면역 병리 검사로 판정하게 되면, 해당 암 세포가 어느 장기에서 기원한 것인지를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3) 치료 방침 결정 및 예후 추정

표적 치료 항암제의 발달에 따라 중요성이 커진 분야입니다. 최근 많은 항암제들이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정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들 표적 항암제는 특정 표적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암세포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표적 항암제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면역 병리 검사를 통해 표적 단백질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유방암 세포의 일부는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라고 하는 단백질을 많이 만듭니다(과발현). 이러한 유방암 세포의 경우 HER2에 대한 표적 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약제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병리과에서는 HER2에 대한 면역 병리 검사를 시행하여 과발현 여부를 병리 전문의가 판독하게 되며, 이는 트라스투주맙 치료의 근거로 사용됩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폐 선암 중 일부에서 발생하는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유전자 전이 폐 선암입니다. 일반적인 폐 선암은 ALK 단백질을 발현하지 않지만, ALK 유전자 전위가 있는 폐 선암의 경우에는 ALK 면역 병리 검사를 시행하면 ALK 단백질을 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폐 선암의 경우 크리조티닙(Crizotinib)과 같은 표적 항암제로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암 치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면역 항암제의 경우, 좋은 치료 반응 예측을 위한 바이오 마커(생물 표지자)로 PD-L1(Programmed Death-Ligand 1)이라는 단백질의 발현 여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이라는 약제를 처방할 환자를 선택할 때, 암 세포 또는 주변의 면역 세포에서 PD-L1이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를 면역 병리 검사를 통해 측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검사 적응증 및 금기증

면역 병리 검사의 특별한 적응증이나 금기증은 없습니다. 그러나 조직 검사를 통해 확보한 조직 내에 암 세포의 수가 너무 적을 경우, 검사가 불가능하거나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검사 검체

검사 검체로는 조직검사를 통해 확보한 포르말린 고정 파라핀 포매 조직(Formalin Fixed Paraffin Embedded, FFPE)을 4 um 두께로 얇게 절단하여, 면역 병리 검사용 유리 슬라이드에 부착하여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 항목

국내 여러 병원의 병리과에서는 수십 종에서 많게는 수백 종에 이르는 항체를 가지고 각 항목에 대한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검사 항목은 병리 전문의가 검사 목적에 따라서 선택하게 됩니다. 특정 항암제의 경우에는 처방을 위해 특정 항체 시약을 활용한 면역 병리 검사 결과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검사를 동반 진단 검사(Companion Diagnostics)라고 합니다.

검사 장비

국내 대부분의 병리과에서는 자동화 장비를 활용하여 검사를 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검사 소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준비 과정부터 염색이 완료되기까지 약 1~2일 정도가 필요합니다.

검사 결과 해석

면역 병리 검사는 검출하고자 하는 단백질의 특성에 따라 판독 기준 및 고려해야하는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병리 전문의가 판독해야 합니다. 특히 약제 처방의 근거가 되는 경우 국제 학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른 일관성 있고 정확한 판독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