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서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관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평소 건강관리를 하는 것은 병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서 더 큰 병으로 진행하기 전에 빨리 치료하기 위해서 입니다.

내가 혹시 무슨 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긴다면 한 번쯤 진료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음성 판정을 받은 후에도 그 걱정과 의심이 사라지지 않아서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을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이라고 합니다.

건강염려증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되며 상당수 사람이 이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한 가지 병에 대한 불안만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화되면 일정 기간 불안이 잠잠해졌다가 

다른 병에 대한 걱정으로 옮겨가는 일도 흔합니다.

이런 걱정이 필요한 진료와 검사를 받고 병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후 사라진다면 정상입니다.

그러나 6개월 이상 불필요하고 과도한 검사와 진료를 받고, 병에 대한 걱정으로 일상생활이 엉망이 되어버린다면 

그때는 건강염려증으로 진단하고 내과가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대상이 됩니다.

몸에 큰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는 두려움 자체가 정신질환의 하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건강염려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아프다는 것, 환자가 된다는 것의 심리적 의미가 큰 사람에게 생긴다고 봅니다.

어릴 때 만성질환이 있었거나 크게 다쳤거나 아팠던 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성인기에 어떤 일이 생기면 잊었던 건강염려증이 불현듯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은 가족 중에 병이 생기거나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건강 염려 증상에 집착하게 만들기 때문에 딱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건강염려증이 심해지면 진짜 병이 있는데 못 찾았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검사를 합니다.

하지만 검사를 반복하기보다는 여러 심리적 요인이 

비합리적이고 설득하기 어려운 병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실제 병이 있는데 못 찾았을 뿐이라고 여깁니다.

일상의 책임을 회피한 채 온통 병에 대한 걱정에 몰두하고 있을 뿐이기에 

이를 정신적 문제라고 받아들이지 않아 치료를 거부합니다.

그러므로 일단 병의 가능성을 인정하되,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하니 

함께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치료의 문턱을 넘게 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한 번은 검사를 해보는 것이 확인하는 데 도움은 되나, 환자가 원할 때마다 검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음성이 나온 것을 확인하면 불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으나,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 특징이기에 

검사 후 무서워서 병원에 가는 것을 거절하는 환자도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염려증 전체 환자의 ⅓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건강염려증의 악순환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기에 이 문제가 의심되면 

신체 증상이나 병에 대한 두려움이 심리적 스트레스나 마음속 불안 때문이라는 

인과관계를 깨달아야 비로소 건강염려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을 가꾸는 사람들 2020년 11월+12월 (p.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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